여름이면 반복되는 피부과 풍경

매년 7월에서 8월이면 비슷한 풍경을 보게 됩니다. 타국에 계시는 교민들이 병원에 많아지죠. 하루에 한 분 이상은 꼭 만나고 있는데요. 이민을 간분부터 자녀의 학업이나 본인들의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외국에 거주하다가 여름이 되어 잠시 귀국한 분들입니다. 저 멀리서도 어떻게 우리 병원을 알고 오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봐도 신기할 정도로 많은 분이 병원에 오십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이 한번에 많은 종류의 시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 계속 계시는 분들은 병원에 언제든지 오실 수 있어서 시술 후에 자주 내원해서 더 필요한 시술을 하시거나 이전 시술을 보완하기도 할 수 있으니 마음이 여유롭지만, 며칠만 머물고 다시 떠나야 하는 경우엔 하고 싶었던 것들을 최대한 하려고 하다 보니 시술하는 저로서도 바짝 긴장을 하게 됩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시술받고 출국을 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지 걱정도 하시죠. 제가 긴장하고 시술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사업 때문에 일본에 거주하는 분이 계셨는데 귀국했을 때 잠시 시간을 내서 병원에 오셨었습니다. 일요일에 입국해서 월요일에 실리프팅과 몇몇 시술을 받고 화요일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분이었죠. 시술도 잘 되고 잘 돌아가셨거니 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출국하고 이틀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시술 부위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일 때문에 한국에 갈 상황이 안된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였습니다. 전화와 사진으로 봤을 때는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되었지만, 당사자의 걱정이 너무 심했습니다. 줄줄이 잡혀있는 사업상 미팅 때문에 굉장히 곤란해 하고 계셨거든요. 


저 역시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계시는 분이었다면 병원에서 증상을 보고 곧바로 처치할 수도 있고 병원에서 얼굴 보며 이삼일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안심만 시켜도 괜찮을 일이겠지만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토요일 진료 후에 제가 도쿄로 가기로 했습니다. 직원이 같이 갈 일까지는 아니었는데 이 기회에 일본에 가보고 싶다고 부탁하는 직원까지 총 3명이 급히 티케팅을 하고 일본에 갔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상황 자체는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세 조치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당사자 입장에선 엄청나게 걱정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죠. 비행시간은 2시간이었지만 상황은 10분 만에 종료되었습니다. 


그분은 저희가 직접 올 줄 몰랐다고 굉장히 고마워하며 좋은 식사도 대접받고, 뜻하지 않은 1박 2일 도쿄 맛집 기행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일이 인연이 되어 아직도 친분을 가지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여름이면 만나게 되는 외국에 사는 분을 보다 보면 참 용기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주변에서도 아이의 친구들이 벌써 여름이면 해외연수나 캠프를 간다는 얘기를 듣는데요. 저는 아이를 외국에 보낼 생각도 별로 없고 보낼 상황도 아닙니다. 게다가 아이와 떨어져 지낼 생각은 더욱 어렵죠.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벌써 우리 아기가 그런 나이가 된 건가 싶습니다. 그리고 한두 달 아이를 떠나보낼 생각만 해도 가슴이 팍팍한데 몇 년씩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는 분들을 보면 참 마음이 강한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두 살 더 먹을수록 여름캠프니 단기연수니 그렇게 해외로 떠나는 아이 친구들이 많아지겠지요. 저는 될 수 있으면 그냥 함께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여름만 되면 우리네 아이들은 해외로 떠나고 우리네 어머님들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약간은 허전함이 느껴지는 우리네 모습입니다.









김지선 MH 피부과 대표원장

서울 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예지미 클리닉, 더 성형외과 피부과 대표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MH 클리닉의 대표원장으로 피부탄력과 볼륨개선, 주름개선에 집중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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