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필러의 개발이 과연 필러의 의학적 발전일까?
- MH진료 다이어리
- 2015. 6. 29. 14:33
지난 3월에 독일에서 새로운 HA필러 개발을 발표한 일이 있습니다. 의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세미나 형태로 진행되었었는데, 사실 새로 개발되었다기보다는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국내에 도입되는 발표회였습니다. 이미 사용 검험이 있는 의사가 직접 시술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필러들과 다른 점을 특징 위주로 설명했었습니다.
그 당시 세미나에 참석해서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가
'과연 이렇게 필러가 다양하게 나올수록 좋은 것일까?'
'새로운 필러가 출시되는 것이 과연 발전이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입니다.
필러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필러 자체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술의 수직발전이라기보다는 상품의 다양화를 통한 수평 확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처음에 개원했을 당시만 해도 레스틸렌, 레디어스, 쥬비덤과 같은 대표적인 필러 몇 가지만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의 병원이 사용하는 필러가 이 세 가지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4년 정도 전 스컬트라가 출시되면서 국내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며 Hit 상품이 되었죠. 최근 몇 년 사이 스컬트라와 엘란쎄를 중심으로 필러에 대한 인기도 늘고 수요도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제는 보톡스도 국내에서 생산이 될 뿐 아니라 필러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필러시장이 확산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필러를 의약품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약회사뿐 아니라 일반 기업체에서도 자유롭게 만들어서 출시할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필러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제조사별로, 또 그것을 사용하는 병원별로 자신들의 필러가 가장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필러별로 다양한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한 번의 시술로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며, 유지 기간도 원하는 만큼 긴 슈퍼필러는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필러는 보톡스와는 달리 유행에 민감한 시술입니다. 새로운 필러가 출시되면서 유행이 바뀌기도 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유행이 변하기도 합니다.
필러시장이 확산하면서 더욱 안전한 필러가 나오고 더욱 섬세한 시술이 가능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장점을 극대화 하려다 보니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죠
필러시장의 확산을 바라보며 우려되는 점은
일반 제조업에서도 필러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해당 기관이 요구하는 “승인 요건만 충족시키면 나머지는 마케팅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비지니스 마인드로만 만들어진 필러에 대한 것입니다. 또한, 자신들의 필러의 장점만을 부각해서 광고에 활용하고 있으므로 고객들은 장점에 눈이 가려져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단점을 소홀히 하게 되는 거죠
고객들을 만나 진료를 하다 보면 어떤 특정 필러를 원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사용하고 있지 않은 필러를 원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저 역시 새로운 필러가 나올 때마다 제약사나 제조사로부터 샘플 테스트 요청을 받기 때문에 시중에 존재하는 모든 필러는 한번씩 사용을 해 봤는데요. 제가 느꼈을 때 제조사가 이야기하는 장점만을 바라보기엔 좀 위험한 부분들이 있어서 취급하지 않는 것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미 과장광고에 매료된 고객들은 제 조언이 귀에 안 들어오기도 합니다.
새롭게 출시된 필러가 예전 필러들의 보완책이고 업그레이드 제품이라고 믿는 분도 계십니다만 이것은 단지 새로 나왔을 뿐이지 버전업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필러는 3~5년 이상 충분한 임상을 거치고 많은 의사를 통해서 시술방법과 주의 사항들이 공유된 제품일수록 안전합니다.
슈퍼필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얻으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기는 법이죠. 마케팅으로 알려진 장점들만 볼 것이 아니라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 봐야 합니다.
필러시술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입니다. 안전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 효과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앞으로도 새로운 필러들은 계속해서 출시 될 것입니다. 돈이 벌리는 시장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서 자본을 갖춘 기업들이 계속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죠. 꾸준하게 진화하는 필러를 만들려면 제조사의 양심과 과학적인 소명이 필요하고, 의사들의 양심과 고객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야기 전체가 비관적으로 들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필러시술이란 당장 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질병 치료가 아닙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는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도 있고, 잘못된 선택은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충분히 생각하고 충분히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에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예지미 클리닉, 더 성형외과 피부과 대표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MH 클리닉의 대표원장으로 피부탄력과 볼륨개선, 주름개선에 집중하고있다. 볼륨과, 피부탄력 주름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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